
술을 매일 마시지 않더라도 한 번 마실 때 많은 양을 반복해서 마신다면 음주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질병관리청 조사에서는 여성의 고위험음주율이 30대 이상 모든 연령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술을 마시는 횟수만 세기보다 한 번에 마시는 양과 반복되는 패턴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달 친구 결혼식 피로연에서 와인을 홀짝이다가 문득 몇 잔째인지 세어보려 했는데, 이미 세기가 애매해진 뒤였습니다. 잔이 완전히 비기 전에 계속 채워주다 보니 실제로 마신 양이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많았던 것 같았고, 다음 날 두통이 평소보다 오래 갔습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술을 자주 안 마신다'는 생각과 '한 번에 얼마나 마시는가'는 전혀 다른 질문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여성 고위험음주가 왜 다시 주목받고 있을까
질병관리청은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 행태를 분석했습니다. 최근 10년의 변화를 보면 남성의 고위험음주율은 전 연령에서 감소한 반면, 여성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에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전체 성인 기준으로는 2025년 월간음주율 57.1%, 월간폭음률 33.7%, 고위험음주율 12.0%로 조사됐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서 제가 눈여겨본 건 '술 마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평소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한 번에 마시는 양은 따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2025년 조사 지표 | 수치 |
|---|---|
| 월간음주율 | 57.1% |
| 월간폭음률 | 33.7% |
| 고위험음주율 | 12.0% |
| 여성 고위험음주율 추이 | 30대 이상 전 연령 증가 |
횟수는 적어도 양은 다를 수 있다
한 달에 술자리가 몇 번밖에 없다고 하면 음주량이 많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몇 번의 자리에서 매번 취할 정도로 마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술의 종류만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소주는 독하고 맥주나 와인은 가볍다고 느끼기 쉽지만, 종류만으로 자신의 음주습관이 안전한지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결혼식 피로연 이후로 저는 술자리에서 몇 가지만 스스로 짚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며칠이나 마셨는지, 그날 실제로 몇 잔을 마셨는지, 짧은 시간에 연달아 마시지는 않았는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는지, 다음 날 숙취로 일상에 지장이 있었는지입니다. 답을 미리 정해두고 확인하는 게 아니라, 그날그날 있는 그대로 떠올려보는 정도였습니다.
'한두 잔 더'가 잘 기억나지 않는 이유
집에서 마실 때는 술집처럼 병이나 잔 수를 의식적으로 세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을 따라 마시면서 잔이 비기 전에 다시 채우거나, 큰 잔을 쓰면 실제로 몇 잔을 마셨는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결혼식장에서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특별한 앱을 깔기보다 술을 마신 날 휴대전화 메모에 날짜, 술의 종류, 마신 양, 시작하고 끝난 시간, 다음 날 숙취 여부 정도만 짧게 적어봤습니다. 처음 며칠은 번거로웠지만 2~3주 정도 쌓이니 '나는 술을 별로 안 마신다'는 느낌과 실제 기록이 같은지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이나 주말에 몰아서 마시는 패턴
건강관리를 하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주말 음주입니다. 평일에 전혀 마시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말의 음주량을 가볍게 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주 고생했으니 오늘 정도는'이라는 보상성 음주가 매주 반복된다면, 횟수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한 번의 양과 패턴을 함께 봐야 합니다. 다음 날 두통이나 속 불편함뿐 아니라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컨디션에 계속 영향을 준다면 그 역시 음주습관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금주를 목표로 잡지 않아도 된다
음주습관을 바꾼다고 하면 '앞으로 한 방울도 안 마신다'는 목표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습관을 점검하는 단계에서는 현재 패턴을 정확히 아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저는 우선 마신 날과 양을 기록하는 것, 마시지 않는 날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 술자리 전에 마실 양을 미리 정해보는 것, 천천히 마시며 중간에 물을 함께 마시는 것, 과음했던 다음 모임에서는 이전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 정도부터 해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나는 술이 세니까 괜찮다'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 양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쪽입니다.
40대 50대라면 음주 외 건강수치도 함께 본다
중년 이후에는 음주습관만 따로 보기보다 건강검진 결과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압, 혈당, 체중, 허리둘레, 간 기능처럼 평소 검진에서 확인하는 항목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면 생활습관 전체를 다시 살펴볼 계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줄이려 해도 조절이 어렵거나, 음주 때문에 수면·일·가족관계 같은 일상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 혼자 의지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의료진이나 전문기관과 상담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횟수보다 양부터 세어보기
이번 자료를 보면서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나는 일주일에 몇 번 마시는가'보다 '술을 마신 날 한 번에 어느 정도를 마셨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식이 줄었다고 해서 과음까지 줄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평소 술을 거의 안 마신다고 생각했다면, 최근 한 달의 달력을 떠올려보고 술을 마셨던 날마다 실제 마신 양을 적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기억보다 기록으로 확인하면 자신의 음주습관을 훨씬 구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폭음의 기준은 정확히 뭔가요?
보통 한 번의 술자리에서 여성 5잔, 남성 7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를 폭음으로 봅니다. 조사에서 쓰이는 고위험음주는 여기에 더해 이런 폭음이 주 2회 이상 반복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Q. 와인이나 맥주는 소주보다 안전한가요?
술의 종류보다 실제로 마신 알코올 총량이 더 중요합니다. 도수가 낮아도 여러 잔을 오래 마시면 결과적으로 섭취량이 비슷하거나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Q. 술을 줄이고 싶은데 혼자 조절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스스로 기록하고 조절해봐도 어렵다면 보건소 절주 프로그램이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수면·일·가족관계에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면 상담을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 확인: 질병관리청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음주 관련 건강행태 심층분석(2026년 7월 발표)
※ 이 글은 생활 속 건강관리를 위한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인의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내용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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